입문 과정
기초교리 제4강 - 승가
2026-01-29승가(Saṅgha)
1. 승가의 뜻과 범위
◉ 승가 : 본래는 화합된 무리라는 뜻으로 불교탄생 당시 사회에 있던 상호조합을 가리키던 용어. 동일한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이 동일한 규범을 준수하며 구성한 평등한 공동체였음. 불교에서는 ‘출가공동체’라는 의미와 ‘신행귀의처’라는 의미, 두 가지 뜻으로 사용함.
◾ 출가공동체 : 출가한 성년으로서 남자250계 여자348계 규범을 지키겠다고 서약한 비구・비구니가, 각 4인 이상의 공동체를 이루어 수행생활을 하는 경우를 ‘승가’라고 함. 이 의미에서는 부처님도 승가의 평등한 일원이 됨. 출가했지만 미성년자여서 예비승려로 10계만 지키는 사미・사미니는 승가에 포함되지 않음. 비구・비구니라 해도 4인 이상의 공동체 생활을 하지 않을 때는 승가가 되지 못함.
◾ 신행귀의처 : 비구・비구니 가운데서 진리생명의 성스러움을 증득해, 범부들의 바른 신행귀의처가 될 수 있는 이들만을 가리켜 ‘승가’라고 함. 세존께서는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승가라는 뜻으로 「보배경」 등에서 이런 용례들을 보이셨음. 불교의 근본인 ‘삼귀의’에서의 승가는 이러한 성자승들만 의미하고, 이를 승보(僧寶)라 함. 성스러움을 증득하지 못한 범부승들은 이 좁은 의미의 승가에는 포함되지 않음.
◾ 중(衆 parisā) : 모인 무리라는 뜻으로, 교단의 구성원들을 가리킴. 승가(saṅgha)와는 다른 뜻. - 대중, 출가 2중, 재가 2중, 4부 대중
◉ 화합 : “무엇이 승가의 화합입니까? … 비구들이 있어 여래가 제정한 교법과 계율을 함께 행하는 것, 이것을 가지고 승가는 화합했다고 한다.” - “여섯 가지 기억해야 할 법이 있으니, 그것은 도반들의 분쟁을 없애고 화합하고 단결하게 한다. 비구는 도반들이 면전에 있건 없건 그들에게 몸으로, 말로, 마음으로 자비를 유지한다. 법답게 얻은 것이 있으면 그것이 [자기] 발우 안에 담긴 것일지라도, 계율을 잘 지키는 도반들과 균등하게 나눈다. 훼손되지 않았고 지자들이 찬탄하고 삼매에 도움이 되는 계율들을 도반들과 함께 동등하게 구족하여 머문다. 성스럽고, 출리로 인도하고,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견해를 도반들과 동등하게 구족하여 머문다. 이 법은 그대들에게 오랜 세월 이익과 행복을 가져올 것이다.”
2. 승가의 임무와 공덕
◉ 승가의 임무
◾ 진리의 수호자 : “내가 가고난 후 그대들은 ‘이제 스승은 계시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내가 그대들을 가르치며 천명한 교법과 계율을 스승으로 삼으라.” “도반들이여, 아시고 보시는 분, 세존께서는 [다른 종교들과 달리] 가르침을 명확하게 설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가르침을] 함께 외워야 하며 [훗날 세존께서 안 계시더라도 가르침에 대해] 분쟁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이 청정행이 [세상에] 길이 전해지고 오래 머물게 해야 합니다. 이것이 세상을 연민하고 천신과 인간의 이상과 이익과 행복을 위하는 것입니다.” “존자들이여, 교법과 계율이 힘을 잃고 비법과 비율이 득세하기 전에, 교법과 계율을 말하는 이들은 약해지고 비법과 비율을 말하는 자들이 강해지기 전에, 교법과 계율을 함께 외웁시다!”(1차 결집 때의 오백 아라한들)
◾ 진리의 상속자 :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진리의 상속자가 되고 재물의 상속자가 되지 말라.”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스승과 제자들은 다 같은 법, 같은 말, 같은 뜻, 같은 맛입니다. 저는 많은 비구에게 나아가 해탈의 차원을 얻는 방법과 해탈의 차원은 어떤 세계인지를 물었는데, 그들 모두 지금 세존께서 설하신 것과 똑같이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스승과 제자들은 다 같은 법, 같은 말, 같은 뜻, 같은 맛인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 그들이 어떤 비구인 줄 아는가? 그들은 다 [생명의 진실・진리를 완전히 깨친] 아라한이니라.” = 증거자
◾ 진리의 인도자 : “나와 그대들은 인간과 천상의 모든 [미혹과 고통의] 올가미에서 벗어났다. 세상을 연민하여 많은 인간과 천신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길을 떠나라. 둘이서 같은 길로 가지 말라. ‘진리’를 설파하라. 더없이 완벽하고 지극히 청정한 행을 드러내라. 눈에 먼지가 적게 들어간 중생들이 있다. 진리를 듣지 않으면 그들도 파멸할 것이나, 진리를 들으면 그들은 구극의 지혜를 갖게 될 것이다.”
◉ 승가의 공덕
◾ 만일 불교 역사에서 출가공동체인 승가가 처음부터 없었거나 도중에 멸절되었다면, 불세존의 가르침이 지금만큼 전승되고 있을까?
◾ “가장 존귀하고 행복한 스승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수행하고, 바르게 수행하고, 참되게 수행하고, 합당하게 수행하는 ‘네 쌍의 여덟 단계에 든 [성스러운] 이들’이다. [신행귀의처가 되는] 이러한 제자들의 승가는 헌공 받기에 알맞고, 선사 받기에 알맞고, 보시 받기에 알맞고, 합장 받기에 알맞은, 세상에서 으뜸가는 복전(福田)이다.”
◾ “미래에 계행이 청정치 못하고 삿된 법을 지녔으면서도 가사를 두른 일족들이 있을 것이나, 사람들은 ‘승가’를 위해 그런 자들에게도 보시를 베풀 것이다. 그렇더라도 승가를 위한 보시는 그 공덕이 헤아릴 수 없이 크다. 개인에게 하는 보시가, [그 개인이 여래일지라도] 승가에게 하는 보시보다 공덕이 크다고 나는 결코 말하지 않는다.”
3. 불교의 출가와 재가
◉ 출가인의 길
◾ 바른 출가 : “그는 가르침을 듣고 여래에게 믿음을 가진다. 믿음을 가지고 이렇게 생각한다. ‘집에 머무는 재가는 번잡하고 더러움에 물들기 쉬운 길이고, 집을 떠난 출가는 허공과 같다. 집에 머물면서는 무결하고 무구한, 잘 닦여진 자개껍질 같은 청정한 행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그는 얼마 뒤에 재산이 많든 적든 모두 버리고 일가친척 또한 다 버리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가사를 입고 출가한다.”
◾ 출가 자격 : 성년 남녀는 삼사칠증(三師七證)으로부터 결격사유 심사를 거친 뒤에 삼귀의계와 비구250계 비구니348계를 받아서 지켜야 함. 미성년자는 예비승려로서의 사미・사미니10계를 받아 지켜야 함. - “누구든 세속적 탐욕을 다스리지 못한다면 가사를 입을 자격이 없다.” “출가수행은 매우 어려운 일이니, 탐욕과 증오를 버리지 못하고 오감과 생각을 지키지 못한다면 출가를 그만두어야 한다.”
◾ 출가인의 본분 : “비구(bhikkhu)란 단지 ‘걸식하는 자’만을 뜻하지 않는다. 재가의 법을 수지하면서 어찌 비구라 하겠는가. ‘잘잘못을 다 떠나는 바른 행을 닦아서 [죽음이란] 악마를 두렵게 하는 이’를 비구라 한다.” “만일 비구가 손가락을 튕기는 순간만큼이라도 ‘자비를 받들어 행하거나 닦아 지니면’ 그를 일러 비구라 한다.” - 생계필수품을 보시 받아 씀에 따른 출가인의 분류 넷 ① 주인으로서 받아씀, ② 상속인으로서 받아씀, ③ 빚낸 자로서 받아씀, ④ 훔친 자로서 받아씀.
◉ 재가인의 길
◾ 우바새(Upāsaka) 우바이(Upāsikā) : 세존께서 머무시던 당시 인도의 종교들에서 일반적으로 쓰던 용어임. 근사남(近事男) 근사녀(近事女), 곧 귀의처를 ‘가깝게 모시며’ 가르침을 신행하는 남녀라는 뜻.
◾ 재가신자의 자격 : “붓다에 귀의하고 담마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할 때 [즉 삼귀의계를 받아 지닐 때] 재가의 신자가 된다. … 재가의 신자는 살생・투도・사음・망어・음주를 멀리 떠나는 오계를 지킨다.”
◾ 재가신자의 본분 : “재가의 신자는 자신도 [삼보에 대한] 믿음, 지계, 보시를 구족하고 남들도 구족하게 한다. 자신도 비구들을 친견하고자 하고 남들도 친견하게 한다. 자신도 정법을 듣고자 하고 남들도 듣게 하고, 자신도 들은 법을 잘 호지하고 남들도 호지하게 한다. 자신도 호지한 법들의 뜻을 잘 사유하고 남들도 사유하게 하고, 자신도 뜻을 온전히 알아서 법을 수행하고 남들도 법을 수행하게 한다. 이렇게 재가의 신자는 자신의 이익과 남들의 이익을 위해서 신행을 하게 된다.” - 신(信)・계(戒)・시(施)・친(親)・문(聞)・사(思)・수(修)를 남들과 함께!
◉ 출가와 재가의 공통점・차이점
◾ 삼보에 귀의함 : 성전 원문의 사라남(saraṇaṃ)은 ‘피난처・의지처’, 갓차미(gacchāmi)는 ‘가다・나아가다’는 뜻. 그러므로 삼귀의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삼보를 고난 피할 수 있는 의지처로 하여 살아가겠습니다’라는 서약임. - 주로 ‘나무’라 음역하는 나모(namo)는 ‘반대하는 마음을 버리고 진심으로 믿음을 바친다’는 뜻.
◾ 출세간을 지향 : “재가와 출가, 둘 중에 어느 쪽이 더 좋습니까? … 출가한 삶의 양식을 배워라.” “재가거나 출가거나 수행을 배우는 나의 제자들이 널리 듣고 외우며 익히는 까닭은 자기 마음을 다스리기 위함이며, 자기 마음을 쉬기 위함이며, 스스로 열반을 구하기 위해서이다.” - 팔재계는 출가한 삶의 양식을 배워 익히게 함이 그 취지.
◾ 규범적인 차이 : 재가인이 자율적 규범인 계(sīla)를 수지하는데 반해, 출가인은 타율적 규범인 율(vinaya)을 수지하고 공동체 생활을 함.
◾ 환경적인 차이 : “가족과 직업이 있는 사람과 이를 떠나 출가한 비구 가운데 어느 쪽이 탐・진・치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 출가와 재가의 관계 : “재가와 출가는 서로 의지하여 진리와 최상 안온에 이른다. 출가는 재가로부터 의식주약을 얻는다. 재가는 출가를 의지해 그 지혜와 선정을 믿고 닦아 좋은 세계 또는 기쁨이 있는 천상을 성취한다.” - 세존께서는 출가인의 자급자족을 계율로 금하시며 탁발로 생계를 유지하라 하셨음. 그렇게 수행에 전념토록 하는 한편, 재가에게는 큰 복락을 누리게 되니 승가에 기여하는 공덕을 지으라 하셨음. 재가는 재시(財施)로 출가를 돕고 출가는 법시(法施)로 재가를 도와, 서로를 보완하면서 지혜와 복덕을 다 갖춘 온전한 행복으로 나아가게 하셨음.
2569(2025)년 비구 불퇴